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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8 - 나의 생일 지난 주, 37번째 생일을 맞았다. 생일 이틀 전 회식이 있었기에 생일 하루 전 까지 숙취에 시달려야 했다. 다음날 영향이 가지 않도록, 최소한 평일에는, 절제하여 마시려고 했지만 또 다시 실패했다. 어째서 나는 여전히 숙취에 시달려야만 하는가? 그렇게 생일 전날은 숙취를 이겨내고자 헬스장에서 런닝머신을 탔다. 런닝머신은 원래 감옥에서 죄수들을 고문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리 달려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그런 굴레속을 걷는 느낌말이다.   생일날은 별다르게 보내지 않았다. 여전히 나는 나의 생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에 아침부터 약간 다운되어 있었고, 반납기한이 다 된 책을 반납하러 도서관에 갔다. 두 권중 한 권이 예약되어 있어서, 그 책은 사서에게 직접 반납했어야 했다. 이런..
0067 - 나의 위기 지난 주에 회사 생활 10년 중 최대 위기를 맞았다. 긴급한 품질 이슈가 발생해서 고객 대응을, 2월 초부터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슈가 커지더니, 미국에 있는 고객사 본사 까지 보고가 되고 미국 연구소를 중심으로 팀이 꾸려지는 바람에 북미 사람들과 데일리 회의를 하게 되었다. 회의는 목요일 저녁 9시부터 시작됐고, 금요일 두 번째 회의에서 (당연히 주말을 쉬겠거니 생각을 했지만) 주말 동안 서포트가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람에 주말 이틀 동안 출근을 했다. 출근 뿐만 아니라 밤 9시의 회의로 참석을 해야 했다. 그렇게 목,금,토,일,월,화 동안 긴급하게 고객 대응을 했다. 주52시간을 초과 한 것은 물론이지만 시스템 상 근태 입력이 더 이상 안됐다. 초과 근무 수당을 신청하는 것도, 주말 출근..
0066 - 나의 동기 동기라는 단어는 여러가지로 쓰인다   가장 자주 쓰는 의미는, 동기부여 할 때의 동기인 것 같다. 어떤 행동을 하게 하는 것, 어떤 행동을 하지 않게 하는 것. 동기부여가 결여되어 있다 등으로 쓰인다.   같은 기수 로써의 동기라는 의미가 있다. 입학 동기, 입대 동기, 입사 동기와 같이 쓰인다. 나는 나의 대학 동기들과 잘 지낸다. 군대 동기와는 왕래가 거의 없다. 입사한 동기 중 한 명과 같은 팀으로 남아있다 등등.   마지막으로는 사람 이름으로 쓰이는 동기가 있다. 내 친구중에도 동기라는 이름의 친구가 있었다. 스무 살 때 우리 곁을 떠난 친구라서 마음이 아프다.   동기라는 단어는 제법 자주 쓰인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친구 동기가 자주 생각난다.
0065 - 나의 계기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계기, 이 단어는 이유 와는 다른 뉘앙스가 있다. 부정적인 결과나 힘든 과정이 예상되는 행동을 하게 만든 원인, 무언가를 감수해야 하는 그런 상황. 그런 맥락에서 계기라는 단어가 쓰인다.    그렇다면 나의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특별히 기억나는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냥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어버린 것이다. 지금 내가 처해 있는 상황에서 퇴사를 하게 된다면, 퇴사를 하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을 받을테고, 헤어지게 된다면 헤어지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을 받을 테다. 서점을 열게 된다면 서점을 하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을 받을 테고, 브랜드를 런칭한다면 브랜드를 런칭하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을 받을것이다. 지금 상..
0064 - 나의 시행착오 시행착오를 겪었던 경험을 떠올려 보자.  안타깝게도 딱히 떠오르는 경험이 없다. 과거 경험으로 부터 무언가 배우고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구는 분명히 있으면서 시행착오라는 것으로 분류하려고 하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과음한 다음날 숙취에 시달리면서 술을 끊어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은 과연 시행착오일까?   시행착오는 시행과 착오를 번갈아 되풀이하다가 우연히 성공한 동작을 계속함으로써 점차 시간을 절약하여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는 원리라고 한다.   시행착오라는 개념은 결국, 착오의 되풀이와 우연한 성공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시행착오의 경험이 떠오르지 않는 것은 무언가를 되풀이 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고 (실패를 하거나 착오를 겪게되면 그만둔다) 우연한 성공도 없었기 때문이다 (우연으..
0063 - 나의 결핍 요즘 세대는 결핍이 없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다. 결핍이 결핍된 세대, 결핍의 이중 부정은 결국 과잉이지 않을까?   결핍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가장 쉽게 연상되는 단어는 애정결핍이다. (어느 가수의 노래 제목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애정이 결핍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아버지는 항상 일을 하셨고, 퇴근 하시고 돌아오셔도 별다르게 대화를 하거나 했던 기억은 많이 없다. 어머니도 항상 일을 하셨다. 상대적으로 어머니와 함께 한 시간이, 아버지와 함께 한 시간이 많았지만, 그 시간들이 사랑으로 가득찼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아버지 어머니 두 분 다 사랑 표현에 익숙하지 않으셨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그들의 표현 방식이, 내가 수용하는 방식과 달랐을 수도 있겠다. 가령 나에게 직접 했어도 될 말을 ..
0062 - 나의 2024 2024년의 마지막 주가 되었다. 매주 블로그를 쓰겠다는 다짐은, 군데 군데 올이 나간 니트처럼 해져버렸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2024년에 어떤 일들이 일어났고, 어떤일은 잘 했고 어떤일은 잘하지 못했는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2025년을 계획했다.   가장 최근에 일어난 일 부터 역으로 생각 해 보면, 요 몇주 사이에 과음을 많이 했다. 열심히 책을 읽고 도덕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면 무엇할까? 어차피 술 자리 한 두번으로 그러한 노력이 너무 쉽게 물거품이 된다. 내년에는 최대한 술을 자제하고, 다음날에 영향이 갈 만큼은 마시지 말아야겠다. 이번 달에 있었던 두 차례의 술자리 모두, 다음 날 숙취 때문에 매우 고생을 했다.   아내와의 여행도 빼놓을수 없겠다. 올해는 7월달에 유럽 (..
0061 - 나의 도쿄 아내와 도쿄에 다녀온지 3주가 되었다. 작년에는 후쿠오카를 다녀왔고 올해는 도쿄를 다녀왔다. 딱히 도쿄를 가보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단지 내가 좋아하던 무라카미 하루키 책에 나왔던 장소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있을 뿐이었다. 그렇기에 어디어디는 꼭 가봐야겠다 라는, 책에서 나온 어디를 갔다가 누가 어디를 향해 가던 길을 따라 걸어봐야지 하는 그런 열정같은 것은 없었다. 단순히 여행을 좋아하는 아내를 둔 탓인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읽고있는 쇼펜하우어 책 때문인지, 여행을 좋아하는 것이 꼭 좋은 성향은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도착한 첫날부터 이튿날 오후까지 비가 계속 내렸다. 이틀날 일정을 내가 짰기 때문에 나의 일정 대부분은 춥고 쌀쌀한 것으로 기억난다. 그래도 내 일정 중간 중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