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쓰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였다. 알이 크고 투명한 갈색 테를 썼다. 아무래도 공부를 하느라 책을 많이 보기 시작해서 눈이 나빠졌던 것 같다.
대학생 때는 안경을 썼다가 안 썼다가 했던 것 같다. 그러다 군대에 간다고 안경을 세 개나 맞춰 갔다. 그중에 얇고 가벼운 뿔테로 된 안경을 제법 오래 썼다. 전역할 때까지 썼던 것으로 기억한다. 세 개중에 하나는 하금테 같은 반무테였는데 안경 사이즈가 너무 작아 제대로 쓴 기억은 없다. 나머지 하나는 어떤 테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아무래도 전역 후였던것 같다. 집에 있던, 어머니가 아주 오래전에 쓰시던 호피 무니의 테를 렌즈만 바꿔 꼈다. (내가 아기였을 때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들을 보면 종종 어머니가 그 안경을 쓰고 계씬다) 안경다리가 쇠로 되어있어서 묵직했던 기억이 난다.
그 다음부터는 특색이 있는 안경은 별로 쓰지 않았다. 일반적인 뿔테나, 무광 뿔테 같은 것을 썼다. 그러다가 NYBK의 얇은 스틸 소재의 안경을 썼다. 그러다가 잠깐 다시 뿔테를 쓰고, 지금은 런던 여행을 위해 예비용으로 맞춘 안경을 쓰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동그란 뿔테 안경이다. 예비용이라서 제일 저렴한 테에 제일 저렴한 조건의 렌즈로 맞추었고 2만5천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시력이 좋지 않은 편이라, 선글라스를 쓰기에는 불편함이 있다. 도수가 들어간 렌즈로 선글라스를 맞춰야 하는데, 렌즈 가격이 너무 비싸진다. 원데이 렌즈를 끼고 선글라스를 낄수도 있지만, 콘택트렌즈는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다. 콘택트렌즈는, 스노클링 때문에 수경을 써야 해서 한 번 시도해 본 적이 있다. 그 뒤로 한 번도 콘택트렌즈를 껴보지 않았다 (결혼식 날도 안경도 쓰지 않고, 콘택트렌즈도 끼지 않고, 답답한 시야 속에서 진행했다. 성혼 선언문이 잘 보이지 않았었던 기억이 있다)
수영을 처음 배울 때도, 도수가 들어간 수경을 사야했다. 요즘은 도수가 들어가 있는 수경이 의료기기로 취급되어 안경점에서만 구입이 가능한 것 같다.
선글라스, 친구와 뉴욕 여행을 가는 길에 면세점에서 프라다 선글라스를 샀다. 그 선글라스가 가장 마음에 든다. 파리 여행을 갔을 때는 벼룩시장에서 선글라스 하나와, 쇠로 된 정말로 무거운 라코스테 테를 샀다. 이번 런던 여행에서는 FLATLIST라는 브랜드의 선글라스를 발견했다. 나중에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사지 않았는데, 지금은 매우 후회 중이다. 이태원 로드샵에서 만원을 주고 산 선글라스도 있다.
나는 시력교정술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안경이 불편하긴 하지만 수술을 해가면서 까지 나아지길 바랄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안경과 선글라스는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물건들 중 하나이다. 백화점에나 로드샵에 눈에 띄는 제품이 있다면 한 번씩 써보는 편이다. 요즘에는 정말로 많은 브랜드의 안경과 선글라스가 있다. 나에게 안경과 선글라스는 눈을 보호해 주는 본래 목적에만 충실하면 되기 때문에 너무 고가의 제품에는 좀처럼 손이 가지 않는다. 가격 면에서 본다면 오히려, 안경보다는 선글라스가 비싸도 괜찮다는 주의다. 안경도 렌즈가 비싼것은 이해가 되지만 (렌즈가 안경의 메인이지 않은가?) 테가 너무 비싼 것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내가 안경에 지불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은, 테와 렌즈를 합쳐서 10만원 정도다. 더 고가의 제품은 구매가 망설여진다. 안타깝게도 요즘 브랜드 있는 안경테는 기본으로 10만원이 넘는다. 반면 선글라스라면, 20만원 선에서는 구매가 가능할 것 같다. 하지만 선글라스 렌즈에 도수를 넣게 되면 (혹은 렌즈에 선글라스 색을 넣게 되면) 20만원 부터 출발한다. 그래서 선글라스도 구매가 꺼려진다.
최근에는 판교역에 있는 윤안경, 그리고 판교 매리어트 호텔 근처에 있는 라운즈에서 안경을 구경하곤 한다. 아내는 조금 더 좋은 안경으로 바꾸라고 하지만 비싼 안경이 좋은 안경인지는 잘 모르겠다. 부담없이 쓰고 벗을 수 있고, 실수로 떨어트려도 걱정되지 않는, 저렴하고 부담없는 가격의 안경이 나에게 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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