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샀던 카메라는 니콘의 P300 이었다. 아마 뉴욕여행을 위해서 구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전시용 제품을 싼 가격에 구매했다. 별 부담없는 가격이어서 그랬는지 제법 잘 사용했다. 3~4년 정도 사용했다.
사진전도 많이 다녔고 사진이론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어서 공부를 했지만, 내가 직접 사진을 찍으려니 쉽지 않았다. 물론 나는 여전히 나만의 앵글과 프레임, 구도와 초점을 지향하고 있다. 핸드폰 카메라에 익숙해졌지만 디지털 카메라는 또 다른 느낌이 있다. 오토 기능이 있어서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지만, 조리개, 셔터스피드, ISO 등을 조절해 가면서 찍어야 좀 더 프로같다고 느꼈다.
집에는 사진에 대한 책이 여러권 있다. 존 버거 - 사진의 이해, 바버라 런던 & 짐 스톤 - 깊고 충실한 사진 강의 3판, 필립 퍼키스의 사진강의 노트, 그리고 낸 골딘의 사진집과 Helen Korpak 의 사진집이 있다
그리고 나서는 필름카메라에 욕심이 생겼다. 니콘 AF600을 사서 조금 쓰다가 아내에게 선물을해줬고 나는 리코 R1s 를 썼다. 모두 입문용 필름카메라여서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많은 곳에서 많은 사진을 찍었다. 라이카 필름카메라는 언제나 갖고싶은 물건이다. 캐논 EOS 10도 후보군에 있다.
아내와 런던 여행을 위해서 캐논 PowerShot G7x MARK III 를 샀다. 복잡한 이름만큼 복잡한 기능들이 있는데, 그래서인지 약간의 거부감이 남아있고,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아마 100만원쯤 하는 높은 가격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필름 카메라는 10만원 정도, 디지털 카메라는 30만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데, 물론 라이카는 예외다) 물건을 사서 사용함에 있어서 가격이 낮을수록 부담감이 덜하는것 같다. 옷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비싼옷을 입지 못하고 비싼 물건을 사지 않는것인지도 모르겠다.
사진과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의 의미는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사진의 희소성의 측면에서 그 가치가 급변했다. 아이폰이 보급됨에 따라 누구나 쉽게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고, 비 물리적 데이터 저장소의 용량이 늘어남에 따라 사진을 무한정 저장할 수 있게 되었다. 예전 같으면 어딘가에 메모를 하거나 머릿속에 저장해 두어야 했을 내용을 이제는 가볍게 사진 한장으로 대체할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는 무언가를 정말로 기억했다면, 요즘에는 그것을 캡쳐해두었거나 사진을 찍어두었다는 사실만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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