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4yr

0049 - 나의 후회

 내가 가장 후회 하는 것. 그 때 그렇게 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어야 하는 것들. 그 때 그렇게 하지 못했지만 그렇게 했어야 하는 것들. 그 때 그렇게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때 그렇게 하지 못했던, 하지 않았던 것들. 그 때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때 그렇게 했던, 그렇게 해야만 했던 것들. 추상적인 후회만 남았기에 추상적인 기술(記述) 밖에 할 수 없으리라. 
 
 누구나 그렇듯이, 나의 삶 또한 후회로 쌓아 올리고 후회로 점철된 인생이라고 해도, 인생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최초의 후회는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나지 않는 척 하고싶다. 부끄러움과 아쉬움으로 부터 피어나는 온갖 후회들. 그 때 왜 그런 말을 했을까/하지 않았을까, 그 때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하지 않았을까 등등. 말과 행동을 벗어난 시간의 문제 - 무언가를 너무 늦게/빨리 알았다거나, 어떤 말을 너무 늦게/빨리 했다거나, 들었다거나. 
 
 가장 큰 후회 - 후회의 크기를 비교할 수 있을까? 그것이 현 시점에 미치는 영향, 나에게 영향을 끼쳐왔던 시간 등으로 점수를 메겨볼 수 있겠지만 그것으로 후회의 크고 작음, 경중을 메겨볼 수는 없겠다. 너무나 많은 후회들이 쌓여버린 인생이다. 단순한 체념과 아쉬움이 아니다. 그것은 물리적인 후회들의 퇴적이다. 
 
 시간은 흐르고 모든것은 움직여 제자리에 있지 못한다. 우리는 과거로 돌아 갈 수 없다. 한 때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었던 적이 있다. 지금의 나는 미래의 내가 돌아온 자아 중의 하나겠거니 하고 여러가지의 후회를 고치려고 과거로 돌아왔으나 그러지 못하고 여전히 다른 후회들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라고 믿었던, 믿어보려고 했던 적이 있다. 
 
 돈에 대한 후회에 대해서 - 그 때 그것을 샀었더라면 - 미래의 나에게서 어떤 메시지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더 이상 공부는 하지 않는다. 단순한 요행을 기다린다. 이것을 사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까? 이것을 지금 팔면 나중에 후회하게될까? 오지 않는 미래여, 그 미래는 영원히 나에게 오지 않을 것이다. 
 
 사람에 대한 후회에 대해서 - 이 사람과 연을 계속 이어 나가야 할까? 그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나중에 끝까지 남을 사람은 누구일까? 그 사람을 끝까지 내 곁에 두기 위해서 어떤것을 해야 하고 어떤것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 
 
 건강에 대한 후회에 대해서 - 어려서 부터 운동을 시작 했었더라면, 회사 다니기 시작했을 때 부터 복싱을 시작 했었더라면. 그 때는 시간이 없었다는 변명. 대학생 때 부터 친구들과 축구를 하고 농구를 하고 헬스를 하기 시작했었더라면. 그 때는 더 재밌는 것들이 많았다. 음주와 흡연 - 그 때 술과 담배를 배우지 않았었더라면 아니면 제대로 배웠더라면 지금은 달라졌을까?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무엇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일에 대한 후회에 대해서 - 내가 지금 하는 일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 것일까? 언제 까지 할 수 있을까? 그 때 퇴사를 했었더라면 지금은 달라졌을까? 그 때 인턴자리에 끝까지 남아서 정규직으로 출근을 했었다면 내 현재와 미래는 달라졌을까 달라질 수 있을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면 나중에 후회하게 되지 않을까? 과연 나에겐 정말 하고싶은 일이라는 것이 있는 것일까?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고, 과거는 이미 지나가 버렸고 현재의 머물러 있는 나는 어디로 가야 할 지를 알지 못한다. 세상에는 알 수 없는 것 투성이다. 우로부터 좌까지의 180도가 미래인가? 좌로부터 우까지의 180도가 과거인가? 90도의 미래와 270도의 과거가 있는 것인가? 0도의 미래와 180도의 과거가 있는 것인가? 

'D-4yr' 카테고리의 다른 글

0051 - 나의 우산  (0) 2024.07.21
0050 - 나의 노래  (2) 2024.07.14
0048 - 나의 친구  (2) 2024.06.09
0047 - 나의 미술관  (4) 2024.06.02
0046 - 나의 독서  (0) 2024.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