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1 - 나의 MBTI

 내가 처음으로 #MBTI 를 접한 것은 대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였다. 그 때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MBTI 검사를 진행했었는데, 제법 재미있게 진행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래도 수험공부에 지친 학생들에게, 본인들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지 알려주고자 했던 학교 주최 측의 뜻이 담긴 활동이었던 것 같다. 

 

 그 다음의 #MBTI 는 역시 대학교에서였고, 학교에서 운영하는 취업준비센터에서 무료로 진행해주는 상담중 활동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시간이 지난 후의 두번째 검사 결과가 첫번째 검사 결과와 같아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두 번의 검사 모두 정식 검사지를 통해서, 정식 검사기관에서 진행하는 유료 검사였다) 

 

 그 이후에 무료로 검사할 수 있는 #MBTI 의 유행이 시작되었다. 제법 오래전이였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당시 까지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이 #MBTI 가 엄청난 유행은 아니었다. 무료로 하는 검사였지만, 유료 검사 질문과 문항이 비슷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같은 검사 결과를 받았다. 

 

 그러다가 1~2년 전부터 #MBTI 의 엄청난 유행이 시작되었다. 유행이라기에 나도 주변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를 거부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의 소재로 많이 사용하곤 했다. 

 

 내가 생각하는 #MBTI 의 유행 원인은, 첫째로 사람은 누구나 본인에 대해 이해하고 싶어하며 타인을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모르게 하는 행동과 말에 대해서, 타인의 행동과 말에 대해서 그 뒤에 숨겨진 원인과 의도를 파악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원인은, 우리가 본인에 대해 생각하거나 타인에 대한 이해를 시도함에 있어서 그 깊이가 얕아진 것에 있다. 사람들은 더이상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복잡한 생각과,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런 점에서  #MBTI 라는 도구는 적절한 유사 과학의 형태로, 본인에 대한 판단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제공해주는 유용한 도구가 되었다. #MBTI 의 16가지 유형은 너무 깊지도 않고 그렇다고 또 너무 얕지도 않은 아주 적당한 수의 유형인 것이다. 물론 사람의 16가지의 유형만으로 판단하는것은 불가능하다. 조금 더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는 사람에 대한 이해에 결코 도달 할 수 없다. 

 

 나의 #MBTI 는 #INTJ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