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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5yr

0020 - 나의 겨울

짧은 가을을 뒤로 한 채 겨울이 오고있음이 느껴진다. 올 해 여름은 유난히 힘들었던 계절로 기억될 것이다. 런던에서 보냈던 2주의 시간은 휴가라고 부르기에 적절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가야할 곳을 알지 못하는 추위 덕에 비염은 점점 심해지지만, 졸린 기운을 선사하는 비염약 덕분에 조금은 활기차게 겨울을 맞이할 수 있게 되었자.

나는 겨울이 좋다. 찬 공기 사이로 퍼져나가는 담배연기를 좋아한다. 밤늦게 술을 마시다가 잠깐 바람을 쐬러 나왔을 때의 찬 공기도 좋아한다. 그 덕분에 조금은 느리게 술에 취하는것 같다. 짧아지는 낮과 그만큼 길어지는 밤, 좀 더 옅어지는 새벽과 아침의 경계가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것을 더 아쉽게 만든다.

올 해 겨울도 특별하지 않기를 바란다. 적당한 추위와 적당한 눈 적당한 후회와 적당한 희망, 적당한 문장들로 채워지기를 바란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도 부디 별일없이 지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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